사실 나는 술을 잘 마시는 것 같다.
간이 안 따라줄 뿐.
어젠 진지하게 나의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하려 했지만
화두만 던지고 그만두었다.
결국 또 많이 듣기만 했다.
지금의 고충과 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에 대해.
우리 일의 특성과 과도기 단계인 현재 상태에서
뚜렷한 로드맵을 그리기 어렵다는 의견도.
내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간다.
결국은 나의 일과 회사의 일에는 어떤 선이 있고
내가 조직 자체의 정체성을 바꾸기는 어렵다는것.
난 남의 말을 지나치게 잘 수용하는 편이다.
내 생각에 확신이 없어서? 틀릴까봐 불안한 마음?
어쨌든 말하기보단 먼저 듣고나서 생각하는 편이다.
그러니 황희정승도 아니고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. 이렇게 되버리기 일쑤.
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.
조금은 홀가분해진 기분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