성性도 그렇지만 수數 역시 한국어 문법에서는 체계적인 범주가 아니다. 단수(홑셈)나 복수(겹셈)를 나타내는 형태가 구별되기도 하지만, 그런 수 표기가 문법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지 않는다. 예컨대 한국어에서 의자라는 단수 명사와 의자들이라는 복수 명사가 형태적으로 구분된다고는 할 수 있지만, 그것이 문법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.
고종석 <'~들,' 수의 곡예사> 《국어의 풍경들》
우리말에서는 이야기의 앞뒤 흐름으로 복수임을 짐작할 수 있거나 문장 속에 있는 다른 어휘로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경우 '들'을 붙이지 않는다. 복수에 꼬박꼬박 '들'을 붙여 쓰는 것은 영어식 표현이다. '들' 자는 군더더기로 문장을 늘어뜨리고 읽기 불편하게 만든다. 영어를 배우면서 에 밴 복수 개념 때문에 요즘 '들'을 남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.
배상복 <'들'을 줄여 써라> 《글쓰기 정석》